광주웨딩박람회 준비 체크리스트
결혼식 날짜를 정하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어… 뭐부터 하지?”
특유의 덤벙거림 때문에 청첩장보다 먼저 부캐 고를 뻔했던 나, 결국 친구의 말 한마디에 정신 차렸다. “야, 먼저 박람회부터 가자니까?” 그래서 지난주 토요일, 비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뚫고 광주웨딩박람회에 다녀왔다. 집에 돌아와 신발 벗으면서 적은 메모가 아직도 주머니에 구겨져 있는데… 오늘은 그걸 펼쳐보며, 나만의 허술하지만 솔직한 체크리스트를 공유해볼까 한다. 괜히 틀에 맞춘 완벽 가이드 아닌, 실수 투성이 인간의 기록이라 더 도움 될 수도? 🤔
장점 & 활용법 & 아주 사소한 꿀팁✨
1. 체크리스트 작성, 미리? 아니, 전날 밤도 괜찮다
솔직히 말해 전날 밤 11시 40분에야 메모장을 열었다. “부스별로 물어볼 질문 써야지”라며 10개쯤 적었는데, 아침에 다시 보니 글씨가 지렁이다. 그래도 효과 있었다. 드레스 피팅 가능 여부, 스냅 촬영 포함인지, 계약금 규정 같은 기본 질문들을 빼먹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급하게 적어서 간결했고, ‘어쩌다보니 요약 노트’ 느낌이었달까? 여러분도 너무 거창하게 준비하려다 지치지 말고, 최소 질문만 적어가보자.
2. 새끼 발가락 보호 필수
박람회장은 생각보다 넓다. 하이힐 신고 갔다가 후회했다. 중간에 벗고 싶어 쭈그리고 앉았는데, 그 순간 담당 플래너님과 눈이 딱… 민망해서 “잠깐 요가 중이에요”라고 둘러댔다. 웃프다. 플랫슈즈나 러닝화 강력 추천! 시식 코너까지 가는 길, 발이 편해야 집중도 잘 되더라.
3. 이벤트 응모, 지나치면 손해
나는 성격상 사람 많은 곳+줄 서기 조합을 싫어해서 이벤트 박스 그냥 스쳐 지나가려 했다. 근데 친구가 팔을 잡아끌었다. “야, 이런 건 그냥 써!” 결국 이름 적고 돌려보낸 추첨지로 피로연 와인 2병 받았다. 이런 소소한 득템, 놓치면 아쉽다. 잠깐 30초만 투자하면 되니까 자신에게도 기회를 줘보길.
4. 플래너 vs 셀프준비, 직접 들어보니
“플래너 끼면 더 비싸다”라는 속설, 나도 믿었다. 그런데 상담받아보니 예상보단 유연했다. 패키지가 아니라 선택형으로 견적 뽑으니 오히려 흩어져 있던 비용이 깔끔하게 모였달까. 물론 셀프 준비가 더 맞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리스트에 플래너 수수료, 서비스 범위를 적어가면 가성비 판단하기 쉽다.
단점, 그리고 삐끗한 순간들⚠️
1. 과열된 홍보, 정신없음
“예비 신부님~ 여기 잠깐만!” “계약하시면 혜택이~” 사방에서 날아오는 꿀 떨어지는 멘트. 솔직히 달콤하다 못해 끈적끈적했다. 중간에 목 쉬어서 물 찾으러 다녔는데, 물컵 들고 있어도 또 붙잡힌다. 귀는 두 개, 입은 하나라지만… 고개 끄덕이다 보면 내 예산이 휙휙 사라질 위험.
2. ‘오늘 계약 시’ 압박
가장 흔한 레퍼토리다. “오늘만 가능한 할인”이라는 말에 혹했던 나는, 한 번은 계약서 사인 직전까지 갔다가 친구 표정이 굳어있는 걸 보고 깨달았다. 🤭 결국 “죄송해요, 화장실 좀…” 하고 도망쳐 나와 메모장 다시 들여다보며 마음 진정. 당일 계약은 나쁜 게 아니지만, 집에 와서 다시 계산해본 뒤에도 만족스러울 때 하는 게 베스트.
3. 구성 옵션, 복잡함의 늪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만 해도 선택지가 셀 수 없이 많다. 거기에 본식 DVD, 모바일 청첩장, 폐백음식까지 얹으면… 머릿속이 국수 삶아지듯 부글부글. 체크리스트 없었으면 진작 훅 갔을 듯. “아, 이것도 필요해?” 싶을 때마다 항목 옆에 느낌표 세 개 찍어뒀다. 그리고 집에 와서 다시 별표 갯수 줄였다. 🤓
FAQ 🙋♀️🙋♂️
Q. 오전에 가는 게 좋을까요, 오후가 좋을까요?
A. 나도 갈 때 고민했는데, 오전 10시 오픈 시간 맞춰가니 비교적 한산했다. 부스별 상담 대기시간이 짧아져서 좋더라. 다만 1시쯤엔 시식 메뉴가 더 다양하게 나오니, 배 고프다면 살짝 점심시간에 맞춰 가도 OK. 여러분 식성 따라 선택!
Q. 동행인은 몇 명이 적당할까요?
A. 나는 예비신랑+친구 한 명 데려갔다. 셋이서 의견 나누기 딱 좋았다. 네 명 넘어가면 의자도 모자라서 서 있을 확률 높으니, 2~3명 추천. 단, 엄마의 결단력이 필요하다면… 과감히 모셔다드려라! 존재만으로 큰 도움.
Q. 체크리스트에 꼭 넣어야 할 3가지?
A.
1) 예산 상한선 (세금·수수료 포함!)
2) 계약 후 환불 규정
3) 업체별 합포장 여부 (드레스+영상 같이 하면 할인? 등)
이 세 가지는 지옥 같은 예산 초과와 후회 막아준다. 나도 이걸 적어갔더니 60만 원 아꼈다. 와, 진짜 적금 깨기 직전이었는데…!
Q. 방문 전 예약 필수인가요?
A. 온라인 사전 예약하면 입장 시간 줄여서 좋다. 나는 예약 안 하고 갔다가 입구에서 15분 정도 대기. 그 사이 비가 더 내려 머리 산발 된 건 안 비밀. 예약 걸어두면, 웰컴 기프트도 주는 곳이 많다.
Q. 혜택이 너무 많아 헷갈려요. 정리 팁 있나요?
A. 스마트폰 녹음 기능 활용해보라! 상담 시작할 때 “정리용으로 녹음해도 될까요?” 한마디 하면 대부분 OK. 집에 와서 다시 들으며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하면 깔끔. 나는 녹음 파일 듣다가 내 웃음소리가 껴서 민망했지만… 덕분에 옵션 누락 없이 비교했으니 만족.
🌿
결국, 체크리스트는 ‘완벽’을 위한 게 아니라 ‘후회 최소화’를 위한 안전벨트였다.
이 글 읽는 당신, 혹시 지금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면? 깊게 숨 한 번 쉬고, 메모장부터 켜자. 그리고 “내 결혼식, 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